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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EA \ 기술, 사회

에너지 패권 전쟁과 신재생 에너지로의 전환

by neoclassic 2022. 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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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가 쏘아 올린 에너지 패권 전쟁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간 전쟁 이후 세계적으로 에너지 패권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서방의 러시아에 대한 경제적 제재에 대한 보복적 조치로, 러시아는 유럽으로 공급되는 천연가스 수송관의 가동 중단에 이어, 원유를 공급하는 송유관까지 가동 중단하면서 에너지  패권 전쟁에 불을 붙였습니다.

 

유럽은 천연가스의 약 42%, 원유의 약 25% 가량을 러시아로부터 수입하고 있는 상황으로,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가 상당히 높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가 천연가스와 원유의 공급을 중단하니, 유럽은 급등하는 에너지 가격으로 인해 빠른 속도로 경기 침체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 러시아산 원자재를 값싸게 공급받아 왔던 유럽 등이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겪는 석탄·석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을 ‘워플레이션(warflation·전쟁과 인플레이션의 합성어)’이라고 함

 

※ 2022.07.20자로 유럽으로 공급되는 천연가스 수송관 '노르트 스트림(Nord Stream)-1'으 가동을 재개하였습니다. 노르트 스트림-1은 유럽연합으로 공급되는 천연가스의 3분의 1의 분량을 공급한다고 합니다. 다만, 이는 전격적인 에너지 공급 재개라고 보기 보다는, 러시아에 대한 유럽의 에너지 의존도를 유지시키고, 추후 우크라이나와의 휴전 등의 여러가지 시나리오에서 사용할 수 있는 협상카드 정도로 생각됩니다.

 

관련 포스팅 링크: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가능성은?

'급격한 인플레이션과 스태그플레이션'

'경기 침체, 경착륙, 연착륙, 더블딥'

 

유럽 내에서도 독일과 프랑스의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편이며, 특히 에너지 수입 비중이 더 높은 독일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유럽 최대 에너지 회사 중 하나인 독일의 유니퍼 SE社정부에 구제금융 요청했습니다. 러시아의 가스공급 축소에 따라, 유니퍼는 6월 중순부터 주문한 가스의 40%만 공급받고 있으며, 나머지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현물 가스 시장에서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 사왔습니다. 하지만, 독일 정부의 가스 요금 인상폭 제한에 따라 비용 증가를 가스 요금에 반영하지 못하면서, 정부에 구제금융을 신청하기까지 이르렀습니다.

 

미국도 여러모로 불편한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고유가로 인한 격한 인플레이션으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지지율은 36%까지 떨어졌으며, 과거 카슈끄지 암살 배후로 빈살만 왕세자를 지목하며 사우디아라비아를 ‘국제적 왕따’로 만들겠다던 바이든 대통령은 자존심을 버리고 사우디아라비아에 원유 증산을 부탁하러 방문했지만 결국 빈손으로 귀국하여 논란이 되었습니다. 빈손 귀국한 바이든은 미국 정유사들에게 또 휘발유값 인하를 압박하고 있다고 합니다.

 

관련 기사 링크 : 美·中·유럽 '자원 힘겨루기'…에너지 자립株 담아볼까, 한경, 2022.07.10


■ 에너지 패권 전쟁의 여파 : 신재생 에너지화 흐름 역행

 

세계 각국은 그 동안 유럽을 주축으로 하여 신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을 진행해왔으며, 에너지 탄소중립 또한 세계적인 흐름이었습니다. 그 일환으로 기존 화석연료 자동차가 전기차로 급격히 전환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가 높았던 유럽은 러시아가 쏘아 올린 에너지 패권 전쟁으로 인해 에너지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신재생 에너지로의 전환 흐름에 역행하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습니다.

 

독일은 전력 소비량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겨울을 대비석탄화력발전소 재가동을 골자로 하는 새로운 에너지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로베르트 하벡 독일 부총리 겸 경제장관은 “올해 겨울을 대비해 천연가스를 최대한 비축하는 것이 현시점에서 절대적 우선순위”라고 언급했습니다.

오스트리아도 가스 공급의 80%를 러시아에 의존해 왔었기 때문에 에너지 비상상황입니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재생에너지 정책에 따라 2020년 봄에 문을 닫은 뒤 마지막 남은 석탄화력발전소를 재가동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호주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데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고 지역 언론들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에너지안보이사회(ESB)가 석탄·가스 발전소에 보조금을 계속 지급하는 방안을 담은 에너지 대책 관련 초안을 발표했습니다. 전력난 사태를 막기 위해 불가피 한 조치로 보여집니다.

 

미국에서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작년 1월 취임 후 역점적으로 추진해온 ' 더 나은 재건(BBB) 법안' 처리에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은 공화당의 반대를 우회하면서 상원 과반만으로 법안을 처리할 수 있는 예산조정 절차를 추진해왔습니다. 이 법안의 처리를 위해서는 민주당 내 대표적 중도파인 맨친 의원의 찬성이 필요하지만, 지난 7월 14일 맨친 의원은  BBB 법안에 기후변화 예산과 부유층 증세가 포함되면 찬성할 수 없다고 입장을 바꾸면서, 사실상 상원 의회 통과가 좌초되었습니다.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상황이 투영된 결과로 보여집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BBB 법안의 직권 정책 추진을 위해 기후 비상사태 선포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 'BBB(Build Back Better) 법안'은 건강보험 등 복지 확충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3조 5천억 달러(약 4천 600조)를 투입하고 부유층 증세를 통해 재원을 조달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법안입니다.

 

참조 기사 링크 : 푸틴發 '에너지 무기화' 쇼크, 세계 정치도 휘청, 국민일보, 2022.06.21

참조 기사 링크 : 기후법안 좌초에…"바이든, 금주내 '기후 비상사태' 선포할수도", 연합뉴스, 2022.07.19


■ 에너지 자립과 신재생 에너지

 

단기적으로는 러시아발 에너지 공급 쇼크,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인해 세계 각국들은 석탄 화력 발전소를 재가동 하는 등 가피하게 에너지 탄소중립의 방향성을 일시적으로 역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세계 각국들은 에너지 주권의 중요성을 깨달았으며, 산유국이 아닌 이상 유럽에만 한정되는 문제는 아니며, 미국, 중국 등도 신재생 에너지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급한 불을 끄기 위하여 신재생 에너지 확대에 다소 역행하는 측면은 있었지만, 결국에는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기 위하여 풍력, 태양광, 수소에너지 등 신재생 에너지 확대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생각됩니다. 

 

최근 원자력과 천연가스를 녹색에너지로 분류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그린 택소노미(Green Taxonomy) 최종안이 유럽의회를 통과하였는데요, 남은 절차인 유럽연합 이사회를 통과하면 내년 1월부터 시행됩니다. 원자력과 천연가스를 녹색에너지로 분류한 것에 대해서는 여러 논란이 있지만, 최종 목표는 원자력과 천연가스도 완전한 신재생 에너지로 전환시키는 것임에는 큰 이견은 없을 것 같습니다. 유럽 내 구성 국가들의 정치적인 상황들도 반영되었을 것이고, 신재생 에너지로 가는 과도기에서의 일시적 선택 정도로 여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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