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조백신 확보의 어려움
유바이오로직스는 임상 3상 IND 신청의 승인과 임상 2상 결과발표는 11월 중에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으나, 예상보다 발표가 늦어지면서 주가는 상당한 하락을 겪고 있습니다. 일부 주주가 IR 담당자에게 확인한 바로는 발표시기는 12월로 예상하고 있다고 합니다.
여기에 더하여, 임상 3상에 사용할 대조백신(아스트라제네카 백신)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기사들도 많이 보이고 있고, IR 담당자도 대조백신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 것을 인정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무래도, 사용승인을 받은 선행 백신 업체 입장에서는 후발 주자들에게 굳이 대조백신을 제공하여 시장진입을 허용할 필요성이 없기 때문에 정부의 역할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지난 11월 17일 코로나19예방접종추진단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내년부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도입을 하지 않기 때문에 정부의 뾰족한 협상카드가 보이지는 않습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 지난 9월 1일자로 한국아스트라제네카로부터 대조백신을 확보하였는데요, 이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CMO를 맡고 있다는 특수한 상황과, 당시에는 정부도 내년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구매를 할지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상대적으로 협상이 용이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옥스퍼드대 연구기관의 주도로 개발된 백신으로, 초기에 옥스퍼드 연구기관과 비영리 서약을 맺는 등 백신의 공공성을 중요하게 생각하였고 가격도 4달러로 상당히 저렴한 가격에 공급되었습니다. 하지만 혈전증 등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부작용이 이슈화되면서 자국 내에서도 외면을 받을 정도로 기피되었고 올해 8월 경에는 백신사업 철수 이야기까지 나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11월 12일자 기사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는 코로나 19가 주기적 유행병이 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내년 코로나 19 백신 판매 계약을 체결하며 이익을 남기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사실 기업입장에서는 어느정도 필연적인 부분으로 생각되지만, 코로나 19 백신 판매로 이윤을 내지 않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상당부분 선회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분위기를 고려하면, 유바이오로직스가 직접 접촉하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대조백신으로 확보하는 것이 순탄해보이지는 않습니다. 정부, WHO, CEPI 등에서 협상에 힘을 보태주어서 아스트라제네카로터 대조백신을 확보할 가능성도 여전히 있긴 하지만, 기대해 볼 것은 결국 형제의 나라 필리핀...
■ 필리핀 정부의 대조백신 공여에 기대
지난 10월 22일자로 마리아 테레사 디존-데베가 주한 필리핀 대사가 유바이오로직스의 춘천 공장에 방문하였으며, 유코백 19의 임상 3상 진행에 대한 협력방안을 논의한 바 있습니다.
이 때 필리핀 측에서 유바이오로직스 측에 임상 3상 진행에 필요한 대조백신을 공여해 주기로 협의하였는데요, 필리핀은 어떤 상황인지 조금 더 들여다 보았습니다.
필리핀은 11월 22일 기준으로 전체 인구의 38.9%가 백신 접종을 완료한 상태입니다. 물론, 선행백신들의 경우 델타변이에 대응력이 부족하기도 하고, 항체 유지기간을 고려하면 접종률이 40%라고 해도 코로나 19 백신은 주기적으로 접종해야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조금 지난 자료지만, 6월 20일 기준으로 필리핀에서 계약한 백신 분량을 보면, 총 1억 1300만회 분으로 필리핀 인구 약 1억명 대비 적지 않은 백신 분량을 확보한 상황입니다. (필리핀 정부의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대책본부에 따르면 10월 28일 기준으로 백신 조달량이 누적으로 1억회분을 돌파했다고 합니다.)
필리핀에 현재 공급되고 있는 백신 분량 자체는 크게 부족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필리핀의 경우에도 모든 백신을 해외로부터 조달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코로나 19의 장기화를 고려할 때 백신 주권의 확보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봤을 때, 필리핀 정부 입장에서는 필리핀의 글로백스社에서 유바이오로직스의 유코백 19 기술이전을 받아서 자체 생산을 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은 해외 백신 조달과는 별개로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여전히 유바이오로직스의 임상 3상이 성공적으로 끝나기를 절실히 바라고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필리핀 정부에서는 가능한 범위 내에서는 최대한 유바이오로직스의 임상 3상에 필요한 대조백신 확보에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지난 5월 필리핀 여론조사기관인 소셜 웨더스 스테이션(SWS- social Weather Station)에서 필리핀 전국에 있는 1200명 가량을 대상으로 대면 인터뷰를 통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필리핀 내에서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선호도는 22%로 시노백, 화이자 다음이기 때문에 선호도가 높은 편입니다.
※ 조사 시점이 올해 5월이기 때문에 그 이후 선호도에 변동은 있을 것입니다. 동남아에서도 중국 백신인 '시노백'은 물백신 논란이 있은 이후 선호도는 사실상 크게 떨어졌지만, 중국과의 외교마찰을 우려하여 중국산 백신을 비판하지는 않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대체적으로는 화이자, 모더나 백신을 선호하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필리핀에서는 내년에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구매할 가능성이 여전히 있다고 보이며, 구매 과정에서 유바이오로직스의 대조백신 문제도 같이 협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대조백신 변경 가능성은?
최근 노바백스가 각국에 사용승인 신청을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필리핀에서는 이미 11월 17일자로 18세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노바백스의 코로나 19 백신인 '코보백스(Covovax)'의 긴급 사용 요청을 승인하였습니다. (필리핀에 공급되는 코보백스는 인도혈청 연구소(Serum Institute of India, SII)에서 제조될 예정)
또, 국내에서는 유럽 등 다른 국가와는 달리 노바백스가 정식 승인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내 전문가들은 향후 '오프라벨(허가 외 사용)'과 '부스터샷'에 활용할 가능성을 열어두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신속 심사를 해야하는 상황에서 정식 승인 절차를 밟는 부분에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정식 승인시에는 부작용 발생시 추가 자료 요청, 부스터샷과 청소년 투여시 신규 승인 절차가 없다고 함)
※ (update" 11.24.) 금일 오전 6시 20분자 YTN기사를 통해 백영옥 대표는 "인도에서 생산되는 백신, 태국에서 생산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대조백신으로 이용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하였습니다. 이 경우, 국내에서는 임상결과가 인정되지 않아서 국내에서 유코백의 상용화는 어려울 것이라고 하네요. 아직 확정적인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대조백신으로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서부터는 저의 100% 뇌피셜입니다>
1. 필리핀에서 노바백스 코로나 백신의 긴급 사용 승인을 한 시점은 필리핀 대사관의 유바이오로직스 방문 이후이고, 노바백스의 백신 구매계약이 후속으로 진행될 것이므로, 이런 상황 속에서의 필리핀 정부의 협상력을 활용하여 유바이오로직스에 공여할 대조백신을 노바백스와 협의할 가능성
2. 노바백스는 우리나라에서만 유독 정식 승인 절차를 밟고 있는데 이는 정부에서 먼저 정식 승인 절차를 밟을 것을 제시한 상황으로 예상됨. 노바백스 입장에서는 긴급 사용 승인보다 정식 승인을 받는 것이 훨씬 유리하므로, 우리나라 정부가 노바백스의 편의를 봐주면서 유바이오로직스의 대조백신에 대한 협상을 함께 진행 (사실 정부의 이러한 태도는 SK바이오사이언스를 위한 것이거나 정부의 백신정책 운영의 자유도 확보 측면이라 생각되며 이 시나리오의 가능성은 좀 떨어집니다.)
위와 같은 상황이 있다면, 현재 임상 3상 IND 신청에서 대조백신으로 정한 아스트라제네카를 노바백스로 변경하여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현재 임상 3상 IND 서류 보완 과정이 이에 관련된 것일 수도 있다는 추측도 있구요.
국내가 어렵다면 아예 필리핀에서의 임상 3상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있어보이며, 대조백신을 노바백스로 변경하는 것이 현실이 된다면 유바이오로직스의 유코백의 효과가 더욱 파급력 있는 형태로 입증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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