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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EA \ 부동산

인구감소 (부동산에 대한 장기적 투자 관점 정리 #1)

by neoclassic 2021. 1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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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구가 줄어도 주택 가격이 계속 오를까?

 

상당히 케케묵은 논쟁이긴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꼭 한번은 정리하고 가야할 주제로 생각됩니다. 제목은 "부동산"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지만, "주택"에 대한 이야기가 될 것 같네요.

 

출산율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으며, 앞으로 대한민국 내의 총 인구가 줄어들 것이라는 사실은 삼척동자도 알만한 내용입니다. 하지만, 이로 인해 부동산, 특히 주택의 가격이 상승할 것인지 하락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갈립니다.

 

먼저 통계청의 2067년까지의 인구예상수치를 살펴보겠습니다. 2019년도에 예측한 값들이라 다소 변동이 있을 수 있겠지만, 2019년을 기점으로 사망자가 출생아보다 많아지는 인구 자연감소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여기서 단순히 생각하면 주택(공급)은 유지되거나 늘어나는데, 인구(수요)가 줄면 부동산 가격은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따라 당연히 하락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라고 생각하게 될 텐데요,

이 논리에는 몇가지 함정이 숨어 있습니다. 체크해야할 부분들을 정리해보겠습니다.


■ 인구는 줄지만 가구 수는 당분간 증가

인구수는 2019년을 기점으로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지만, 1인 가구의 급격한 증가로 인하여 오히려 가구 수는 2040년까지 증가하고, 2041년부터는 가구 수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즉, 인구는 2019년부터 준다고 하더라도, 2040년까지 가구 수가 증가한다면 집에 대한 수요 자체는 높아진다는 점입니다. 물론, 수요가 집중되는 주택의 유형은 많이 달라질 수 있겠습니다. 가장 급격하게 늘어나는 유형인 65세 이상 고령자의 1인 가구에서 선호되는 주택의 인기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 수도권 광역화, 집중화의 심화

 

2040년까지는 가구수가 증가한다고 치더라도, 그럼 그 이후인 2041년 이후부터는 가구수(수요)가 줄어드는 것이니 주택 가격은 하락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문이 여전히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의 광역화가 이루어지고 있고, 여기에 더해 수도권의 집중화가 심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수도권의 광역화와 집중화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살펴보시죠.

 

 

먼저, 전철노선의 연장, GTX 등의 광역 교통망이 확충됨에 따라, 서울 외곽과 경기, 인천에서의 서울 도심 접근성, 강남 접근성이 향상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서울에 직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거주할만한 지역이 점점 더 넓어지고 있습니다. 물리적 거리가 상당히 되더라도, 출퇴근할만 하다는 것이죠. 최근에 주택가격이 많이 상승한 송도, 광교 같은 곳들이 이런 부분들을 설명해주는 것 같습니다.

 

즉, 수도권에서 사람들이 밀집 거주하는 지역이 광역화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다음은 권역별 순이동자 추이에 관한 통계청 자료입니다. 최근 서울인구가 줄고 있다는 기사들이 있지만, 서울의 광역화를 고려하여 수도권 단위로 보면 2015년을 기점으로 수도권의 순유입자가 급증하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실제 수도권 인구와 비수도권 인구는 과거부터 점점 격차를 줄여왔고, 2019년을 기점으로 수도권 인구와 비수도권 인구가 동일해 졌습니다. 앞으로 수도권의 비중이 더 높아질 것은 자명해보입니다.

 

 

유가증권, 코스닥, 코넥스 시장에 상장된 기업 2355개사 중에서 71.6%인 1686개사(2020년 기준)가 수도권에 본사를 두고 있어 일자리가 수도권에 몰려있고, 각종 교육, 문화, 교통, 생활편의, 상업시설, 자연환경 등의 거주환경을 생각해보면, 수도권의 광역화, 집중화는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기도 합니다. 

 

이는 1776년에 출판된, 영국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에서도 이미 언급되었던 내용입니다.

 

"국부론"은 "어떻게 하면 나라가 잘 살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제시하고 있는 책입니다. 간단히 내용을 요약해보면, 경제활동은 인간의 본성인 이기심에서 시작하며, 상호 간에 유용한 물건을 교환하는 인간의 특성에서 자급자족 체제에서 벗어나 교환경제 체제로 넘어갈수 있다고 봅니다.

 

교환경제 체제에서는 본인이 사용할 다양한 물건들을 본인이 모두 자급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더 소수의 품목에 집중하게 되고, 이의 효율화 고도화를 위해 등장하는 핵심적인 개념이 "분업"입니다. 이 "분업"을 위해서는 사람이 한 곳에 모여 있어야 분업과 협업의 효율성이 극대화되기 때문에, 도시에 인구가 집중되며 도시가 커질수록 분업의 이익이 커진다고 보았습니다.

 

물론, 현대 사회에서 수도권 집중화로 인한 교통체증의 비효율과 과도한 집값 상승의 부작용이 발생하는 부분도 상당히 크고, 정부 입장에서는 최대한 수도권 인구를 분산시키려는 다양한 정책을 시도하고 있지만, 효율성을 추구하는 시장경제의 기본속성상 수도권의 광역화, 집중화의 큰 흐름을 막기는 어려울 것으로 봅니다.

 

2041년 이후부터는 가구수(수요)가 줄어드는 것이니 주택 가격은 하락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질문으로 돌아가서, 대한민국의 전체 인구가 줄어들 수록 인구는 수도권으로 더욱 집중될 것이므로 수도권의 주택가격은 견조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비수도권의 경우 질 좋은 일자리를 가지고 있는 지방 광역도시들을 제외하면 줄어드는 인구의 타격을 고스란이 받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 자산, 소득의 양극화

 

"양극화"라는 단어는 이미 많이 듣고 계시겠지만 앞으로도 더더욱 많이 언급될 단어라고 생각됩니다. 여기에 더하여 코로나 19가 양극화를 더욱 가속시킨 것으로 보입니다. "코로나 디바이드(Corona Divide)"라는 코로나 19 확산으로 사회의 양극화가 심해지는 현상을 일컫는 신조어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코로나 19로 인해 실물경제가 무너졌고, 각국 중앙은행들은 실물경제의 붕괴를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낮추고 시중에 풍부한 유동성을 공급하였습니다.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은 주식, 부동산, 가상화폐 등의 자산시장의 상승을 이끌었습니다. 자산가들은 이러한 위기를 기회로 보유하고 있던 자산을 더욱 늘리는 반면, 비정규직으로 불안정한 일자리를 가지고 있던 저소득층은 더욱 힘든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또, 앞으로 사람을 대체할 AI 기술의 발달스마트화, 무인화로 새로운 일자리가 일부 생기기는 하겠지만 많은 기존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며, 소수의 사업가가 그 수익을 독식하는 구조가 될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소득과 자산의 양극화는 더욱 커질 것이며, 이는 주택 가격의 양극화로 이어질 것입니다. 

 


■ 오르는 지역은 더 오르고, 떨어지는 지역은 더 떨어질 것

 

종합해보면, 이런 시나리오가 그려집니다.

 

대세 상승이나 대세 하락과는 다른 형태가 예상됩니다. 우리나라의 전체 인구는 줄어들고, 인구가 줄어들수록 질 좋은 일자리와 인프라가 남아 있는 수도권(지방 광역도시 포함)으로 집중될 것이며, 수도권에서도 대적으로 더욱 거주하고 싶은 지역(교육, 문화, 교통, 생활편의, 상업시설, 자연환경 등의 측면)희소성을 가지고 있는 지역(한강변 등)에 자산가의 수요가 집중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 때, 수요가 집중되는 곳은 양극화로 인하여 자산을 더욱 많이 축적한 자산가들의 수요가 집중되는 곳이므로, 다른 지역과 더욱 가격 격차를 벌릴 수 있을 것입니다. 반면, 일자리가 없는 지방 도시들은 인구의 이탈이 가속화될 수 있으며, 주택가격도 급격하게 하락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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