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옴시티 프로젝트란? 추진 배경은?
산유국으로 유명한 아랍에미리트(UAE)가 석유에 의존적인 경제구조를 탈피하고자 하는 '탈 석유화' 기조에서 두바이를 개발하였고, 두바이를 중심으로 부동산 산업과 투자 산업이 활성화되면서 UAE는 중동을 대표하는 나라로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UAE의 두바이는 중동 국가의 성공적인 경제 발전 사례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도 UAE에 자극받아 거대 도시를 만들 계획을 밝혀 전 세계의 관심을 집중시켰습니다. 2016년 사우디 정부는 석유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경제를 다각화하여 나라의 경제 성장을 이루겠다는 ‘사우디 비전 2030(Saudi Vision 2030)‘ 프로젝트를 세웠으며, 2017년에는 그 일환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스마트시티인 ‘네옴(Neom)‘의 건설 계획을 밝혔습니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의 최고 권력자는 '빈 살만'입니다. 빈 살만은 형들을 제치고 왕세자에 등극하였고, 올해 9월에는 전통적으로 국왕이 맡아온 직책인 총리 자리에도 오르며 미스터 에브리싱(Mr. Everything)이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네옴시티 프로젝트는 빈 살만이 권력을 쟁취하는 과정에서 생긴 이슈들을 잠재우고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고자 하는 정치적 배경에서 추진하는 것으로 보는 의견도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기후 위기가 대두되면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 탄소중립이 글로벌 스탠다드로 자리잡고 있고, 주된 에너지원도 친환경 에너지로 급격하게 전환되고 있습니다. 전기차가 무서운 속도로 시장을 침투하고 있는 것을 봐도 그렇습니다. 과거 사우디 석유장관이었던 '아흐메드 자키 야마니'는 “석기시대는 돌이 부족해서 끝난 것이 아니다. 석유가 부족해서가 아닌 이유로 석유시대도 끝날 것“이라고 석유시대의 종말을 예언한 것 처럼, 빈 살만의 정치적 상황을 배제하더라도 사우디아라비아 입장에서 '탈 석유화'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보입니다.
네옴시티의 네옴(NEOM)이라는 이름의 처음 세 글자는 '새로운'을 의미하는 고대 그리스어 접두사 'Neo'에서, 마지막 글자는 '미래'를 뜻하는 아랍어 단어 'Mustaqbal'에서 첫 글자 M을 가져와 조합한 합성어입니다.
네옴시티의 핵심은 '탄소제로 도시'라는 점입니다. 태양광, 풍력, 그린수소 등의 신재생에너지로만 전기를 생산하며, 주거지구의 지상 거리에는 자동차를 없앨 계획입니다. '탈 석유화'를 향한 빈 살만 왕세자의 의지를 볼 수 있습니다.
네옴시티 프로젝트는 네옴의 중심부에 건설되는 저탄소 친환경 스마트 도시 ‘더 라인(The Line)’, 바다에 세워질 첨단산업단지인 ‘옥사곤(Oxagon)’, 사우디에서 가장 높은 산맥의 산악지대 만들어질 미래 휴양 도시 ‘트로제나(TROJENA)’ 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더 라인(The Line)
더 라인은 인구 900만명을 수용하는 주거 도시로 건설됩니다.
계획된 교통수단으로는 지하로 도시를 관통하는 고속철도 외에는 도로도 자동차도 없습니다. 이 도시에 사는 900만명의 시민들은 직장을 비롯한 모든 생활시설에 걸어서 5분 안에 갈 수 있고 도시의 끝에서 끝까지 20분이면 종단할 수 있다고 합니다.
어떻게 이런 것이 가능할까요?
컨셉상으로 이 모든 것이 가능한 것은 더 라인이 도보 3분 거리인 200m 너비에 양옆으로 롯데타워 높이(555m)의 초고층 건물들(500m)을 일렬로 세워 조성되기 때문입니다. 그 길이는 무려 170km입니다.
누가 이런 무지막지한 발상을 했을까요?
더 라인 도시의 최초 설계는 건축계의 노벨상인 ‘프리커츠상’을 받은 세계적 건축가 톰 메인이 세운 건축사무소 ‘모포시스’가 맡았다고 합니다. 모포시스가 처음 내놓은 더 라인의 초기 설계안은 도보생활이 가능한 규모의 작은 마을들을 일렬로 조성하고 그 아래 초고속열차를 놓아 하나의 도시로 연결하는 방식이었습니다.
하지만, 평소 첨단기술이 지배하는 디스토피아적 미래 세계관을 담은 ‘사이버펑크’ 속 미래도시('블랙 팬서'에 나오는 와칸다)를 좋아했던 빈 살만 왕세자의 야심에 의해 초기 설계안이 지금의 사막 한가운데 170km 길이의 초고층 빌딩 벽이 양옆으로 높이 선 모습으로 바뀐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고온, 건조하고 일조량이 풍부한 사우디아라비아의 환경을 활용할 수 있도록, 더 라인의 외벽에는 태양광패널이 적용될 계획에 있습니다. 양옆에 세워진 초고층 빌딩에는 사람이 거주하는 주거시설과 상업시설은 물론 공원, 스마트팜 등이 포함된 다양한 형태의 시설이 들어서게 됩니다.
워낙 큰 규모에 조금은 비현실적인 계획을 담고 있다 보니 더 라인의 현실 가능성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긴 합니다. 하지만, 실제 기초 공사를 위한 터파기 작업에 들어갔으며, 지반 공사가 마무리되면 건물에 필요한 골조 공사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터널공사를 수주하였습니다.)
네옴시티 프로젝트에서 핵심은 "모듈러 공법"입니다. 건물에 들어갈 내부 구조물들을 주문 제작해 레고 처럼 끼워 넣는 방식의 공법입니다.
타렉 캇두미 수석디렉터는 “레고처럼 모듈러 방식으로 진행할 경우 빠르게 건물을 완성할 수 있다”며 “모듈러 방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결국 더 라인 주거 건물을 건설하기 위한 기초공사가 마무리되면 막대한 양의 모듈러 방식 주택 등이 발주될 것으로 예상되며, 우리나라의 삼성과 현대 등 국내 건설사들도 더 라인의 모듈러 사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네옴시티 프로젝트에 대해 아직은 의심반 기대반의 시선으로 보고 있지만, 두바이 처럼 성공한 프로젝트로 완성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 옥사곤(OXAGON)
옥사곤은 바다 위에 떠있는 세계 최대의 부유식 산업단지로 계획되어 있습니다.
옥사곤은 전 세계 무역의 약 13%가 통과하는 수에즈 운하에 인접한 홍해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러한 지리적 장점을 반영하여 항만·물류·철도 운송시설을 통합하고 탄소배출 제로를 실현하여 생산성과 환경 지속가능성의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계획입니다.
옥사곤의 지역사회는 걷거나 수소로 움직이는 이동수단을 통해 이동할 수 있게 될 것이며,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지속 가능한 산업이 구축돼 출퇴근 시간을 최소화하고 도시환경에 원활하게 통합된 자연과 함께 탁월한 거주성을 제공할 것이라는 게 네옴 측의 설명입니다.
팔각형의 구조적 설계는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구조라고 하며, 이러한 설계로 자연환경의 95%가 보존될 수 있다고 합니다.
옥사곤 내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그린 수소 프로젝트 및 모듈식 빌딩 공장, 지역 최대의 데이터 센터가 구축되고 있으며,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의 연구소와 공장 등을 유치시킬 계획입니다.
■ 트로제나(TROJENA)
트로제나는 친환경 산악 관광단지로 조성될 계획입니다.
트로제나는 아가바 연안에서 50km 떨어진 산악지대(해발 1,500~2,600m)에 위치하며 60㎢의 면적으로 조성됩니다. 트로제나는 자연과 인공의 조경이 어우러져 독특한 사람중심의 경험을 제공하는 상징적이고, 세계적 수준의 장소로 설계되었습니다.
천연의 자연을 보유한 지역으로 고지대는 영하권이며, 중동의 다른 지역에 비해 사시사철 섭씨 10도 정도가 낮고, 맑은 공기와 멋진 조경을 감상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런 자연환경을 활용하여 사계절 내내 사용할 수 있는 스키장을 비롯하여, 수상 스포츠, 하이킹, 산악자전거 등 아웃도어 스포츠를 중심으로 호텔과 리조트를 조성하여 레저의 세계적인 중심지로 계획하고 있습니다. 2026년 완공을 목표로 아파트, 맨션 등 다양한 고급의 시설들도 함께 공급될 예정입니다.
2029년 동계아시안게임 개최지로 선정된 상황이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완공은 될 수 있는 프로젝트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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