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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EA \ 주식, 채권/종목

한화 김승연 회장과 아이들 (feat. 한화솔루션)

by neoclassic 2021. 7.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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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포스팅에서 한화솔루션 분석을 했었는데요.

 

저의 마음 깊은 곳에 아직 물음표가 하나 남아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경영권 승계에 따른 지배구조 RISK!

(경영권 승계과정에서 한화솔루션의 주가가 눌리는 불상사가 없을지)


■ 삼성전자의 승계과정은 어땠을까?

 

한화의 경영권 승계과정과 관련하여 삼성물산 & 제일모직 합병 케이스를 참고해보았습니다.

 

바야흐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을 하였는데요,

이 배경에 있던 것은 재dragon 형님(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삼성전자의 경영권 승계였습니다.

 

관련된 주요 지분구조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1) 이재용 삼성 부회장 - 삼성전자 지분 0.6% 보유, 제일모직 지분 23.24% 보유

(2) 삼성생명 - 삼성전자 지분 7.21% 보유

(3) 삼성물산 - 삼성전자 지분 4.1% 보유, 삼성생명 지분 19.4% 보유

 

이재용 삼성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를 위하여 삼성전자의 지배력을 높여야하는 상황이었지만 주로 가지고 있는 것은 제일모직의 지분이었고, 삼성전자의 지분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는 삼성생명과 삼성물산이라는 딜레마... 

 

여기서 생각해 낸 묘수는 제일모직을 삼성물산과 합병시키면서 삼성물산이 가진 삼성전자의 지분 4.1%를 꿀꺽!

(물론 삼성생명이 삼성전자의 지분을 7.21%로 더 많이 가지고 있었지만, 삼성물산이 삼성생명의 지분 19.4%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삼성물산의 장악이 관건인 상황)

 

이 과정에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비율이 이슈가 된 바 있으며, 

결과적으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1 : 0.3500885의 비율로 합병되었습니다.

(제일모직의 지분을 많이 가지고 있는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입장에서는 제일모직의 가치가 높게 인정될 수록 유리)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두 회사 모두 상장기업이었기 때문에 합병 시의 주가를 기준으로 합병비율이 산출되었으며(법률상 허용된 범위 내의 비율 조정(할인/할증)도 없었음), 수많은 논쟁에도 불구하고 2017년 합병무효 민사소송에서도 절차적 문제는 없었다는 결론이 났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합병 시기상 제일모직에게 유리한 시점이었다거나, 기업 자산규모를 고려하였을 때 제일모직의 고평가였다라는 주장이 있었지만, 제가 보았을 때에도 합병 시기는 기업의 경영상황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고 그 시점의 주가를 기준으로 한 것 자체가 부당해보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 이전의 과정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습니다.

 

"래미안"이라는 브랜드로 재건축/재개발 시장을 휩쓸고 있던 삼성물산이 2014년부터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재건축 사업에서도 스스로 협상을 포기하거나 유력한 재개발에 응찰 자체를 하지 않다가, 2015년에는 국내 재건축, 재개발 시장에서 전격 철수 했습니다. 

 

이 시기는 재건축 호황기였고, "래미안" 브랜드도 최고의 입지를 가지고 있었음에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직전에 주택사업에서 스스로 철수한 것에 대하여 합병 전 삼성물산의 가치를 인위적으로 낮추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결국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삼성전자의 승계과정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전까지 삼성물산의 주가가 인위적으로 눌리게 되는 나비효과(?)로 이어지게 된 것입니다. (꼭 이것 때문만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충분히 영향은 있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 혹시 한화솔루션은 한화의 경영권 승계의 영향은 없을까?

 

한화그룹의 총수인 김승연 회장에게는 세 아들이 있으며, 든든한 장남(김동관)과 덜든든한 차남(김동원), 덜덜든든한 삼남(김동선)에게 경영권 승계를 해야하는 상황입니다.

 

경영권 승계 과정을 예상하기 위해서는 먼저 한화그룹의 지배구조를 파악해야하는데요,

(주)한화를 중심으로 다음과 같은 복잡한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출처: [지배구조 톺아보기] 김승연 회장 복귀 후 승계작업 시동거는 한화, 조선일보, 2021.06.10

한화그룹의 승계의 핵심은 결국 어떻게 김승연 회장이 보유한 (주)한화의 지분을 세 아들에게 넘기느냐이다.

 

이미 많은 언론에서 언급되었지만, 김승연 회장이 보유한 (주)한화의 지분을 상속하기에는 최고세율인 60%의 상속세는 상당한 부담으로 여겨지므로, 다른 방법을 강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 한가지 방법으로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 100%의 지분(김동관 50%, 김동원 25%, 김동선 25%)을 가지고 있는 에이치솔루션이라는 비상장 회사와 (주)한화를 합병시키는 방식이 거론됩니다.

 

이 과정에서 효율적인 경영권 승계를 위해서는 삼성물산 & 제일모직 합병 케이스와 마찬가지로,

에이치솔루션의 가치는 높여놓고 (주)한화의 가치는 낮추거나 최소한 눌러놓는 것이 유리할 것입니다.

(그래야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 (주)한화의 지분을 실질적으로 더 많이 확보할 수 있게 됩니다.)

 

(주)한화의 가치가 낮춰져야 하는 상황에서, (주)한화가 36.3%의 지분을 보유한 한화솔루션의 주가 상승도 제한될 것인지 여부가 제가 걱정되었던 부분입니다.

 

항상 그런 것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삼성물산 & 제일모직 합병 케이스에서 보면 상장된 기업의 경우, 해당 기업의 주가(시가총액)로 기업 가치를 판단하는 것으로 보이며, (주)한화의 경우에도 한화솔루션의 주가가 상승한 경우에 한화솔루션의 지분가치 상승분을 주가에 반영할 수도 있기는 하겠지만 이러한 영향은 상당히 제한적이라고 생각됩니다.

 

또, 한화솔루션의 최근 주가를 보더라도 이미 저점 대비 4~5배까지 오른 것으로 볼때 삼성물산과 같은 길을 걷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물론 한화솔루션이 사업은 잘해야겠죠)

결론은, 한화 그룹의 승계과정이 한화솔루션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 같다는 것입니다. (즉, 한화솔루션이 사업을 잘할지만 보고 투자하면 되겠습니다.)

 

한편, 에이치솔루션은 비상장 기업이므로 보유하고 있는 다른 회사의 지분가치가 합병 시 회사가치 산정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며, 에이치솔루션이 지분 13.4%를 가지고 있는 한화시스템의 경우에는 오히려 합병 전에 에이치솔루션의 가치를 올리기 위한 목적에서 수혜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 (이거.. 한화시스템을 사야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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